[사랑의 편지]박정례/『쓰라린 기억묻고 새출발 하자』

입력 1998-07-15 19:45수정 2009-09-2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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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언니는 애써 밝은(?) 목소리로 아이들 소식 전하는 너에게 너무나 고맙다는 말밖에는 달리 할말이없구나.

네 남편이 모 금융회사 지점장이 됐다고 기뻐했던 날, 어깨가 유난히 넓었던 네 남편을 축하해 주려 와이셔츠를 고르던 그 행복했던 마음도 잠시….

제부가 과로로 쓰러진 뒤 병원에서 한달밖에 살수 없다는 선고를 받던그때의충격.밤낮으로 병원에서 아픔을 같이 하던 사돈들과 너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구나.

결국 어린 꼬마 둘을 남기고 40대 초반 생의 날개를 접고 제부가 하늘나라로 떠나던 날. 언니는 팔십 가까운 부모님께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몰라 궁리끝에 청심환을 사들고 갔단다.

부모님께 무릎을 꿇고 “저희들의 불효를 용서해주세요”라며 소식을 전했지만 엄마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며 그 자리에서 실신하시고 아버지는 굵은 눈물을 훔치며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시고….

피붙이라곤 우리 두 자매뿐이니 사위도 아들같이 여기시던 우리 부모님이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셨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젠 봄날의 쓰라린 기억을 가슴 저편에 묻고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자. 잃은 만큼 분명히 얻는 것도 있을 거라며 스스로를 위로하자.

박정례<서울 도봉구 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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