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紙上 배심원평결/취재후기]『5시는 외박』아내쪽 우세

  • 입력 1998년 7월 15일 19시 24분


한국의 월급쟁이 남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일. 2차 3차 하고 몇마디 나누다 보니 해 뜨기 직전인 오전 5시.

배심원들은 저마다 “마치 내 얘기를 하는 것 같고 양쪽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누구 편을 들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사랑하는 남편의 ‘컴백 홈’을 기다리며 잠못이루는 아내를 동정, 컴컴한 술집에 앉아 끈끈한 동료애를 나누는 남편에 대한 지지를 대부분 거부.

미즈배심원들은 “한국문화를 이해하기에 새벽 3시 정도는 용납할 수 있으나 5시는 명백한 외박”이라고 이구동성. 서혜란주부는 “12시 1시는 몰라도 5시는 이해할 수 없다”며 자신의 ‘입장을 바꿔보라지’식의 에피소드를 소개. “남편이 새벽에 들어 온 다음날 내가 밤 12시까지 아무런 연락 없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받아쳤다’. 남편은 내 걱정에 저녁을 결식(缺食)했다.” 반면 배금삼씨와 임인학과장 조광희변호사는 “1년 6개월에 두 번 정도면 지극히 양호한 편”이라며 “빈도가 문제일뿐 ‘술권하는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남편을 변호.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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