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혁의 사이버월드]인터넷 사생활 보호

  • 입력 1998년 7월 8일 19시 52분


어젯밤 당신이 인터넷에 접속해 어떤 정보를 이용했는지 누군가 알고 있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최근 미국 기업들은 근무시간내 인터넷 이용을 통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근무시간중 인터넷 성인 사이트를 접속했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된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사생활 침해로 회사를 고발, 사생활 보호 논쟁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앨 고어 미국 부통령도 요즘 인터넷에서의 사생활 보호를 중요한 정책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렇게 개인의 인터넷 이용에 대한 감시가 높아지자 ‘완벽한 사생활 보호’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인터넷 접속서비스가 인기다.

서비스의 이름은 ‘애너니마이저’(http://www.anonymizer.com). 애너니마이저는 웹검색을 비롯, 전자우편 뉴스그룹 등 여느 회사와 다를 바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이용자에 대한 일체의 정보를 기록하지 않아 어떤 이용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이 회사에서 중요하게 따지는 것은 이용요금. 한마디로 돈만 제대로 내면 아무 문제가 없다. 이용자가 요금을 지불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돈을 내는 방식도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신용카드가 널리 퍼진 미국이지만 이 회사는 유독 은행지로 현금 등 익명성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돈을 받는다.

그렇다면 이 서비스는 누가 이용할까.

현재 이용고객수는 약 4천명. 사생활을 보호받고 싶어하는 사람이 대부분. 이 서비스를 통해 웹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어떤 서비스를 이용했는지 전혀 기록이 남지 않지 않고 역추적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네티즌들도 이 서비스를 간혹 이용한다. 국내에서 접속이 불가능하도록 제재를 받는 해외의 일부 인터넷 서비스을 접속하기 위해서다.

한편에서는 교묘하게 숨고 다른 한편에서는 찾아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마치 정보시대의 새로운 서부활극을 보는 것 같다.

안진혁〈나우콤 C&C팀〉jhan@blue.now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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