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갈등탐구]양창순/「변화-변신」은 삶의 활력소

입력 1998-07-08 19:35수정 2009-09-2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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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한숨섞인 이야기. “결혼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내의 레퍼토리는 도무지 바뀔 줄 모릅니다. 정말 지겹지도 않은 모양이에요.”

설명인즉 저녁에 귀가하면 그를 맞는 아내의 모습은 천편일률적이란 것. 똑같은 질문, 똑같은 지레짐작, 그 다음 이어지는 언제나 똑같은 설득과 충고, 자기 처지에 대한 똑같은 한숨과 원망 등등.

“오늘은 혹시 좀 다른 얼굴로 맞아 주었으면 하고 들어가 여전히 똑같은 대사를 반복해 듣게 될 때 제 기분이 어떤 줄 아십니까?”

그래서 좀 변화를 주어보라고 충고도 해보고 이런저런 책을 읽으라거나 이런 것을 배워보라고 하면 아내는 모든 것을 피해의식으로 받아들인다는 얘기. “이제 내가 무식해서 싫으냐, 나도 나한테 투자할 줄 모르는 줄 아느냐, 그럴 시간과 돈이 어디 있느냐”는 등 역시 똑같은 레퍼토리가 이어진다.

그의 주장인즉 “남편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내의 지겨운 기다림도 아니고 끝없는 설득과 충고도 아니다. 어제와 다른 모습, 주어진 환경에서도 끊임없이 변화하려고 애쓰는 아내의 모습”이라는 것.

변화는 결혼생활에 꼭 필요한 양념과도 같은 것이다. 부부관계가 무미건조해지고 권태가 끼어드는 것은 변화없는 생활에 쉽게 안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어느 한 쪽의 일방적 주도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 변화가 필요함을 인식하고 때로 정신 번쩍나게 달라진 모습도 보여주고 하면서 함께 활력을 추구할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 신경정신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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