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류양미/간병해주신 엄마께

  • 입력 1998년 6월 15일 19시 53분


엄마. 아주 오래전부터 편지를 쓰고 싶었는데 괜한 쑥스러움 때문에 미루어 왔습니다. 병원에서 퇴원한지도 벌써 다섯달이 되어가는데 회복상태는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완쾌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셨지만 비실비실대는 나를 볼 때면 너무 화가 납니다.

몸이 아플 땐 건강할 때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정신적으로 흔들리게 되는가 봅니다. 이를 악물고 이겨내야 한다는 걸 알지만 외로움과 절망감은 저를 너무 힘들게 합니다. 그래서 애꿎은 엄마에게 짜증도 내고 신경질도 부리고…. 건강할 때도 늘 못된 딸이었는데 아파서 더 큰 불효를 저지르는군요.

엄마 저 때문에 많이 힘드시죠. 남들 어머니는 이젠 생활의 여유를 느끼며 즐길 나이에 아직도 딸의 병치레에 몸고생 마음고생 하시는 엄마.

마음속으로 늘 미안하고 고마우면서도 지금까지 한마디 표현도 못했습니다. 생각만해도 눈물이 먼저 날 만큼 절대적인 사람입니다. 엄마는 제게.

지금은 많이 힘들고 외롭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죠. 엄마. 우리 행복하게 살아요.

류양미(전남 무안군 청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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