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주가하락때 물려주자』…대주주들,증여바람

  • 입력 1998년 6월 1일 20시 10분


주가가 급락하면서 상장사 대주주의 주식 증여가 급증하고 있다.

24개 상장사의 대주주는 올들어 7백10만여주를 부인 자녀 등에게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증여일 기준으로 증여액은 1천2백34억원.

작년 중 대주주 주식 증여 24건 3백49만주에 비하면 올들어 5개월만에 주식수는 2배, 증여액은 2.7배로 불어난 것.

이처럼 증여가 부쩍 늘어난 것은 주가가 떨어진 틈을 타 주식을 증여하면 그만큼 세금(증여세)을 덜 물기 때문. 또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2,3세에게 경영권을 강화해주는 의미도 들어있다는 것이 증시 주변의 풀이다.

사례를 보면 5월31일 타계한 최태섭(崔泰涉)한국유리공업명예회장은 1월 아들인 최영증(崔永增)부회장과 최영철(崔永鐵)특수제품사업본부장에게 각각 35만여주, 12만여주를 증여했다. 최부회장에겐 장기신용은행 주식 16만여주도 1월에 증여했다.

제일제당의 최대주주인 손복남(孫福男)씨는 1월 아들인 이재현(李在賢)부회장에게 53만주를, 고려화학 최대주주인 정상영(鄭相永)회장은 1월 아들인 정몽진(鄭夢進)부회장에게 38만주를 증여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이명희(李明熙)부회장은 아들인 정용진(鄭溶鎭)상무에게 50만주를, 서성환(徐成煥)태평양그룹회장은 아들인 서경배(徐慶培)사장에게 ㈜태평양 주식 65만주와 태평양제약 주식 18만주를 증여했다.

이밖에도 성창기업 대한페인트 대동공업 삼양통상 LG정보통신 LG반도체 우방 신성 등의 대주주들도 자녀 부인 등 특수관계인에게 주식을 증여했다.

〈김상철기자〉sc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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