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換亂 책임공방]장소옮겨 「네탓」싸움

  • 입력 1998년 5월 11일 19시 46분


환란(換亂)책임을 둘러싼 여야 공방전이 11일에는 국회 본회의장으로 장(場)을 옮겨 불을 뿜었다.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의원들은 또다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검찰 서면답변서 내용을 둘러싸고 치열한 ‘네 탓’공방을 벌였다.

여야는 이날 “제2의 환란에 대비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으나 여당의원들은 “야당의 발목잡기 때문에 상황이 어렵다”고 주장했고 야당측은 “신정부의 무능 때문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한나라당 박주천(朴柱千)의원은 “외환위기 원인은 장기간의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구조적 문제”라고 전제, “정책실패도 사법처리가 된다는 선례가 자리잡을 경우 앞으로 소신을 갖고 정책을 추진할 공직자가 몇이나 될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박의원은 특히 “임창열(林昌烈)전경제부총리의 국제통화기금(IMF)행 발표지연은 환란의 주요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고 제정구(諸廷坵)의원은 “국가위기 앞에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고건(高建)전총리에게 직무유기죄를 물어 마땅하다”고 비난하는 등 고전총리와 임전부총리를 한데 묶어 비난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박광태(朴光泰) 국창근(鞠창根)의원은 “환란 초래 주범은 김영삼전대통령과 당시 집권당인 한나라당”이라며 “그런데도 반성하기는 커녕 염치없이 자기들의 책임을 김대중(金大中)정부에 떠넘기기 위해 검찰에 허위진술까지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여야의 뜨거운 설전에도 불구하고 답변에 나선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은 직답을 피했다. 다만 “외환위기 원인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므로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김정훈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