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공간]매직 바 「알렉산더」

  • 입력 1998년 5월 3일 19시 31분


‘아줌마’같은 아내와 ‘아저씨’같은 남편의 무료함이 ‘마술’처럼 사라질 수 있다면…. 매직 바 알렉산더(02―3333―505).

8석 규모의 바. 콜라(4천원)나 맥주(5천∼6천원), 위스키 한잔(6천∼9천)을 놓고 앉았으면 바 반대편에서 마술이 시작된다. 하얀종이를 접어 만든 꽃에 불을 붙이면 ‘확’하고 진짜 장미꽃으로 돌변해 바에 앉은 여자손님의 손아귀에 쥐어지고, 놀람이 채 가시기 전에 마술사는 제 손바닥에 멀쩡히 있던 1천원짜리를 허공에 붕 띄운다. 모두 두 눈 부릅뜬 사이 ‘코앞’에서 벌어지는 일.

“단란주점이나 룸살롱에 가야 술자리입니까? 말이 필요없는 마술을 보며 고급 살롱문화에 취해 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마술사이자 이곳 대표인 김정우씨(28). 한국 마술의 산 역사 이흥선씨(알렉산더 리·72)의 외손자이자 수제자. 주말이면 간이 스테이지에서 아라비안 모자를 쓴 알렉산더 리의 즉석 공연도 있다.

바에 앉은 손님을 두세명씩 나눠 맡은 마술사 3명이 차례를 바꿔가며 보여주는 맨투맨 마술. 손님들의 동전과 손바닥, 때론 몸전체가 ‘재료’로 제공되기도 하는 쌍방향 마술이다.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한국인의 심성을 감안해 1,2개 비법은 서비스 차원에서 공개.

마술사 3명의 공연을 모두 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10분∼1시간반. 공연이 끝나면 바 뒤쪽 테이블(12∼15석)로 자리를 옮길 수 있으나 25평의 넓지 않은 공간인 만큼 질펀히 마시는 술집이라기 보단 무늬나무로 장식된 깨끗한 실내에서 마술을 보며 맥주 한잔 하는 테마장소로 생각하는 편이 나을 듯. 자체 주차공간은 5대 정도. 오후7시 이후 홍익대 주변 노상주차장 무료. 공연시간은 오후7시∼자정. 아이들 동반이 가능하며 예약하면 기다리지 않고 바로 바에 앉는다.

한번 본 마술을 또 봐야 하니 ‘단골’은 어불성설?

“프로는 리바이벌을 절대 안합니다.”(매니저 김준오씨)

손님의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초능력, 염력 등 ‘밑천’도 마술처럼 알듯알듯하다 결국 모를 것이라고.

〈이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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