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5시]김화성/「고참에게 져주기」 추태

  • 입력 1998년 4월 23일 19시 43분


22일 제주에서 열린 유도 국가대표2차선발전 남자73㎏급 결승. 상무의 김대익과 마사회의 서윤석이 맞붙었다. 김대익은 계성고와 경기대를 거쳐 마사회에서 뛰다 입대한 떠오르는 별. 97년 세계군인선수권대회 챔피언이다.

송도고 인하대를 거친 서윤석은 김대익보다는 화려하지 않지만 4강에서 96,97 아시아선수권대회 연속우승자인 포항시청의 곽대성을 물리친 상승주.

그러기에 팽팽한 게임이 예상됐다. 그러나 결과는 18초만에 김대익의 업어치기 한판승. 서윤석은 아예 싸울 의사가 없는 듯 김대익에게 무방비 상태로 어깨를 내줬다.

웬일일까? 의문은 곧 풀렸다. 서윤석이 27일 상무에 입대하기로 되어 있는 것. 서윤석은 이미 상무팀과 여러 차례 함께 훈련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패배한 서윤석은 경기장을 빠져 나가면서 도복띠를 거칠게 매트에 팽개쳤다.

경기가 끝나자 유도관계자들은 누군가 지시하지 않고서는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없다며 수군댔다. 이에 대해 상무의 전만배감독은 “결코 패배를 지시한 적은 없었다. 단지 서로 열심히 싸워보라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대한유도회는 불성실한 시합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로 서윤석을 1.5배수까지 뽑는 태릉선수촌 입촌대상자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서윤석만 억울하게 된 것.

이는 한국유도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내보인 예. 1초를 남기고도 도망다니는 경기를 하면 심판이 가차없이 지도를 주는게 세계유도의 흐름이다. 만약 이런 일이 국제대회에서 우리 선수끼리 맞붙었을 때 발생했다면 어떤 판정을 받았을까.

〈김화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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