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NYT]설득력없는 담배업계의 저항

  • 입력 1998년 4월 12일 20시 31분


미국의 주요 담배제조업체들은 8일 정부와의 담배관련 협상 거부를 선언했다. 그러나 담배업계의 저항으로 청소년의 흡연을 줄이고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강력한 법안을 마련하려는 의회의 의지가 약화돼서는 안된다. 입법의 목적은 담배업체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발의한 수정안은 지난해 6월 40개 주정부와 담배제조업체가 합의한 안보다는 담배업계에 불리하다. 지난해 합의안은 담배회사들이 의료비관련 소송에서 3천6백85억달러를 25년에 걸쳐 배상하고 젊은 흡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정부는 앞으로 있을 집단소송을 막아주고 과거의 소송에 대한 처벌적 배상을 면제해 주는 등 담배회사에 대한 법적 보호망을 제공하기로 했다.

반면 수정안에 따르면 담배관련 의료비 배상액은 5천60억달러로 늘어나고 한해의 손해배상액이 60억달러를 넘지 못하는 것 외에는 담배회사에 대한 법적 보호망은 없다.

담배업계가 타협을 거부한다고 해서 담배소비를 줄이려는 의회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다.

의회는 담배세를 신설해 담뱃값을 올릴수 있고 식품의약품국에 니코틴을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수도 있다.

담배업계가 타협을 거부한다면 득보다 실이 클 것이다.

법안이 없다면 담배회사들은 수십개의 주단위 소송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배상액도 감당할 수 없을만큼 막대할 것이다. 지난해 정부와 타협을 한 것도 바로 이러한 재정적 어려움 때문이었다.

담배업계의 저항은 단지 그들이 절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이다.

〈정리〓김태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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