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서 만난 사람]경주 양지목장 경영 고정화씨

  • 입력 1998년 4월 2일 0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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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목장경영 함께 하실 퇴직자나 실직자를 찾습니다.”

경북 경주시 평동에서 1만8천평규모의 양지목장(0561―748―0876)을 경영하는 고정화씨(60)가 목장동반자를 찾고 있다.

경주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로 시집간 고씨는 83년 남편의 지방발령으로 경기 안양시로 옮겼다가 다시 경주로 이사왔다. 돼지 5마리를 시작으로 목장경영에 첫발을 디딘 고씨는 고향에 돌아온지 10년만에 젖소 1백여 마리를 기르는 손꼽히는 목장주로 성공했다.

그러나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에 따른 농촌 일손부족으로 3년전 아끼던 젖소를 모두 처분하고 지금은 한우 5마리만 기르고 있다.

“갖은 고생 끝에 내손으로 기른 젖소를 팔 때는 너무 가슴이 아파 화병까지 얻었다”며 “그러나 뜻이 맞는 사람을 찾아 다시 재기하기로 생각을 고쳐먹었다”고 말했다.

IMF 에 따른 명예퇴직자나 실직자들 중 목축에 관심있는 사람을 찾아 협동농장을 경영하겠다는 것.

자신의 땅 중 일부를 농장부지로 나눠 투자하게 한 뒤 수익금을 똑같이 분배한다는 것.

이들과 영농법인을 설립, 고유의 한우브랜드를 개발해 먹을거리 관광이 부족한 경주에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한우불고기전문 음식점’까지 낼 계획이다.

벌써부터 알음알음 소식을 듣고 동업의사를 전해오는 사람들이 있어 고씨를 들뜨게 한다.

“직업을 잃어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젖소를 기르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고 돈도 벌 수 있게 해주는지 함께 경험하고 싶습니다.”

〈경주〓허문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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