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보는 세상]여성들 「IMF패션」은 바지정장

  • 입력 1998년 4월 1일 20시 04분


‘바지 입은 여성이 아름답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가 여성의 옷차림까지 바꾸고 있다.

개미처럼 가는 허리와 늘씬한 각선미가 돋보이는 스커트 정장은 퇴조하고 활동성이 강조된 바지 정장이 유행하고 있는 것.

화려한 옷매무새가 더 이상 직장내 메리트로 통하지 않는데다가 전업주부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일터로 뛰어들면서 패션에서도 생활력 있는 강한 여성상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

지난해까지 시중에서 판매되던 여성정장은 스커트와 바지의 비율이 8대2. 그러나 최근 이 비율은 4대6으로 역전됐다.

스커트도 슬릿형이나 주름형 등 활동성이 가미된 제품이 대부분. 제품의 원단 역시 신축성이 강한 ‘라이크라’소재가 각광을 받고 있다.

그레이스백화점 여성캐주얼 담당 바이어 황성운씨는 “머스트비 엘르 데코 앤클라인 아베끄르땅 등 대부분의 여성의류가 바지정장 생산을 대폭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백화점은 요즘 여성바지정장만 하루에 3천만∼4천만원어치를 팔고 있다. 그랜드백화점도 비슷한 상황. 특히 20대 후반의 경우 바지정장 선호도는 70%를 넘고 있다. LG패션 패션정보실 전영미실장은 “여성정장이 ‘섹시형’에서 ‘전투형’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활동성이 강하고 다양한 패션연출이 가능한 바지정장이 계속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김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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