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박정희를 넘어서」,박정권 독재 철저해부

  • 입력 1998년 3월 6일 07시 32분


사회에 만연한 심리적 공황을 비집고 한 영웅이 들어서고 있다. 18년간 이나라를 통치한 박정희 전대통령의 혼령이다.

그의 개발독재가 ‘불가피했다’는 첨언과 함께 당대 국가건설의 모범답안으로 추앙되는 현실. 단순한 복고주의로 치부하기엔 징후가 심상치 않다. 감상에 기초한 평가를 떠나 정밀한 시선으로 그의 유산에 접근할 때다.

12명의 학자들이 박정희 시대에 대한 비판적 연구서를 내놓았다. 한국정치연구회가 펴낸 ‘박정희를 넘어서’(푸른숲).

4부로 나누어 총체적으로 한 시대를 조망한다.

1부에서는 최근의 ‘박정희 신드롬’을 들여다본다. 최근의 박정희 붐은 정치 경제 이데올로기 등 모든 면에서 그의 독재 패러다임을 대체할 새로운 패러다임이 구축되지 못해 생겼다는 분석이다.

2부는 지역주의 정보정치 탄압정치로 민주주의를 질식시켰던 박정희정권의 실상을 파헤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진 권위주의적 영향을 점검해본다.

3부에서는 박정희시대 산업화의 공과를 살펴보며, 4부에서는 동시대의 대미 대일관계를 ‘종속과 밀착의 시작’으로 정의한다.

박정희는 세계체제속에서 기회포착의 명수로 성공했지만 만년의 무리수는 변화하는 세계상에 대응하지 못했고 결국 실족했다는 분석이다.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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