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엿보기]獨, 실업자증가 산업스파이 경계령

  • 입력 1998년 2월 22일 19시 30분


“독일의 기업인들이여, 산업스파이를 조심하라.” 베른트 슈미트바우어 독일총리실차관은 최근 기업인들과의 한 모임에서 이같이 당부했다. ‘007 제임스 본드’에서 따온 ‘008’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그는 정보부 헌법보호청 방첩대 등 독일 3대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정보조정관. 그는 “상당수 독일기업들이 산업스파이에 노출돼 경쟁력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며 “기업인은 휴대전화 팩시밀리 컴퓨터통신으로 주요 정보를 교환하지 않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의 직책이 직책인지라 이같은 발언은 큰 관심을 끌었다. 그는 아예 작심을 한듯 ‘산업스파이 예방학 강사’처럼 매우 구체적으로 강의를 계속했다. “외국의 경쟁기업은 물론 외국정보부도 산업스파이 역할을 하고 있다. 종전에는 동유럽국가의 산업스파이 활동이 대부분이었으나 이제는 서방국가도 산업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산업스파이의 관심사는 노하우 등의 핵심기술뿐만 아니라 산업전망 신기술개발동향 등 다양하다. 놀랍게도 독일정보부의 암호문서까지 해독한 사례가 있다.” 그는 산업스파이의 주표적이 되는 독일기업으로 △다임러―벤츠 계열의 우주항공사인 다사 △라인철강 △훽스트 △바이에르 △페바그룹 등을 들었다. 그는 또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작년 미국내에서 23개국의 산업스파이 활동을 포착, 피해액을 3천억달러로 추산했다”고 설명한 뒤 “산업스파이의 독일내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혐의가 있는 외국인의 동향파악 등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기업이 스스로 조심하는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이거 독일정보부장도 이날 “산업스파이로 인해 매년 독일에서 5만명의 실업자가 생기는 셈”이라고 밝혔다. 〈본〓김상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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