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서 만난 사람]용문고 조유성교사 가족

  • 입력 1998년 2월 12일 08시 27분


“얼마만에 해보는 기차여행인지 몰라요. 운전 안하니 피로하지 않고 교통체증 없으니 스트레스 안받아 우선 편합니다.” 지난달 피말리는 고3 입시상담을 끝내고 모처럼 한숨 돌린김에 아내와 방학한 딸(중2), 조카까지 데리고 기차여행을 한 용문고등학교 조유성교사. 조교사는 “모처럼 가족과 마주보고 차창밖 풍경을 보며 오순도순 얘기꽃을 피웠다”며 “자동차여행에만 길들여져 기차여행의 맛을 몰랐는데 이번 여행을 계기로 그 재미를 알게 됐다”고 즐거워했다. 지난달 15일 조교사 가족은 기차를 타고 바닷물이 일시에 갈라져 뭍이 드러나는 서해 대천의 무창포 해수욕장을 찾았다. 과연 듣던 대로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났다. 물이 조금씩 빠지면서 갯벌이 드러나자 모두들 환호성을 질렀다. 아이들도 갯벌에서 조개를 캐낸다, 고둥을 줍는다 하며 연방 신이 나 어쩔줄 몰랐다. 이날 철도청이 매달 마련하는 무창포 관광열차엔 어린이 학부모 등 5백여 승객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무창포에서 덕천어항을 거쳐 보령 석탄박물관까지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돌아오는 열차안은 피곤한 기색없이 여행얘기로 시끌벅적했다.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홍익여행사 관계자는 “정동진 열차여행의 경우 행사때마다 대기자만 4백여명이 넘는다”며 “저렴한 비용으로 유명 여행지를 돌아보는 철도여행이야말로 IMF시대에 걸맞은 여행상품”이라고 말했다. 〈무창포〓허문명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