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부천청사內 무료 이발봉사 문순옥씨

  • 입력 1998년 2월 3일 08시 57분


“머리가 더부룩하거나 멋을 부리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찾아오세요. 무료로 손질해 드릴게요.” 부천시청 여성정책과의 보육업무 담당 공무원인 문순옥(文順玉·48·여)씨. 그는 동료들이 모두 퇴근한 토요일 오후가 되면 손길이 더 바빠진다. 청사 지하 1층 이발소에서 신나게 가위질을 해야 하기 때문. 시청 공무원 사이에서 ‘아줌마 천사’로 통하는 문씨는 이 미용사 자격증 취득자. 소사구 심곡2동사무소에서 일할 때인 88년 바쁜 와중에도 짬짬이 틈을 내 학원을 다니면서 자격증을 땄다. 이후 문씨는 동사무소 부근을 배회하는 걸인, 가출 청소년들의 머리를 깎아 주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이 미용 봉사활동에 나섰다. 동사무소에서 소사구청 원미구청 등을 거쳐 96년 시청으로 근무처를 옮길 때까지 문씨의 봉사활동은 계속됐다. 가출 청소년들이 모여 사는 곳을 직접 찾아 나서기도 했고 사무실 주위의 웬만한 공간만 있으면 누구에게라도 가위를 들었다. 문씨가 ‘이동 이 미용사생활’을 청산하고 ‘사무실’을 마련한 것은 올해 초.부천시가 청사 지하에 무료 이발소를 마련하면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자 주저없이 지원한 것. 이후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동료직원과 주민 등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을 상대로 커트 퍼머 등 머리손질을 무료로 해주고 있다. 문씨는 “봉사활동을 천직으로 알고 있어요. 머리손질을 마친 뒤에 기분좋은 인사말과 함께 이발소 문을 나서는 사람들을 보면 덩달아 기뻐져요”라며 활짝 웃었다. 〈부천〓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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