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IMF농촌 「농한기도박」 도졌다

  • 입력 1998년 2월 2일 07시 41분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농공단지 입주업체들의 휴폐업이 속출하는 등 농한기 농민들의 일거리가 격감하면서 일부 농촌지역에서는 도박이 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충남 금산군 금성면 하신리 마을회관과 공터에서는 마을사람들이 바둑이나 장기 윷놀이 등으로 소일하고 있었다. 깨 파종시기(4월)까지 주민들에게 일거리를 제공해온 인근 금성농공단지의 경우 최근 입주업체 중 30%가 휴폐업했고 마을앞 국도확장포장공사(대전∼금산)도 지지부진해 일을 하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는 실정. 이장 김종주(金鍾珠·40)씨는 “대전 금산 등 인근 도시의 건축공사도 대부분 중단돼 집집마다 자녀학비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도내 농공단지 입주업체 중 40개소가 휴폐업해 일자리를 잃은 인원이 2천여명에 이른다. 협력업체 휴폐업까지 감안하면 실직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농한기 부업거리가 없어지면서 최근 도박이 되살아나 지난 2개월 동안 천안 서산 예산 등에서 농민 등 20여명이 도박사건으로 잇따라 구속 또는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는 “도시의 전문도박사들이 농촌도박에 끼여들고 있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 김명응(金明應)노사협력계장은 “농촌에 일거리를 주기 위해 취로사업을 늘리고 직업훈련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대전〓지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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