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LG 김경태 신인투수의 「후배사랑」

  • 입력 1998년 1월 19일 20시 58분


지난해 구세군 ‘자선냄비’에 걷힌 성금이 96년에 비해 9% 늘었다고 한다. IMF 한파도 따뜻한 마음마저 뺏어가지는 못하나 보다. 프로야구계에서도 LG 신인투수 김경태(23)가 ‘사랑의 연기’를 피워올렸다. 그는 자신이 받은 계약금 2억원에서 2백만원을 떼어 모교인 구암초등학교 김형한감독에게 내밀었다. 이 학교는 ‘산동네’인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있다. 야구부에 대한 부모들의 지원은 거의 없다. 때문에 지금도 스파이크화가 없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김경태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 김영수씨(59)가 중동에서 부쳐오는 돈은 3남1녀의 학비에도 빠듯했기 때문이다. 김경태는 경희대 후배들에게도 3백만원을 들여 파카와 운동복을 사서 돌렸다. 그러면서도 김경태는 “집안의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더 돕지 못해 미안하다”며 “적더라도 매년 후배들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김경태의 부모는 모두 거동이 불편하다. 그래도 아버지는 김경태에게 “마음까지 얼어붙어서는 안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사랑은 어려움 속에서 더 잘 크는 걸까. 〈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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