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현대自 코치,돌연 「증발」 뒷말 무성

  • 입력 1998년 1월 14일 19시 42분


“어, 강만수감독 옆자리가 비었네.” 6일 현대자동차써비스 대 한국전력의 98한국배구슈퍼리그 남일반부 경기. 경기 때마다 강감독 옆에서 몸을 들썩이며 선수들을 격려하던 현대 이만근코치가 보이지 않았다. 이코치의 ‘증발’은 이번 대회의 미스터리. 표면적인 이유는 “코트보다는 영업소 근무가 적성에 맞기 때문” 이라는 것. 그렇지만 배구를 ‘업’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가 그런 말을 했으리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듯. 혹시 1차대회에서 라이벌 삼성화재를 비롯, 대한항공 고려증권에 연패한 구단에서 그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면 몰라도…. 1백㎏이 넘는 거구의 김갑제 LG화재 감독도 코트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유는 성적 부진. LG구단에서는 그를 ‘자르기’ 전에 분위기를 그럴 듯하게 잡았다. 10일 LG화재 대 서울시청의 경기가 열린 잠실학생체육관. LG스포츠단 소속 직원 전원이 단정한 차림으로 몰려나와 초상집을 방문한 사람들처럼 심각한 표정으로 서성거렸던 것. 이런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도 고려증권의 투혼은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대한배구협회의 지원으로 겨우 숙식만 해결하며 이번 대회에 참가한 고려증권은 악착같은 수비와 조직적인 플레이로 6승1패 2위를 기록, ‘IMF 팀’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특히 해직당한 고려증권 직원 1백여명이 경기장에 몰려나와 응원을 주도, ‘넥타이 부대’가 ‘오빠부대’를 압도하는 일이 연출됐다.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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