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바다의 쥐」불가사리 퇴치 비상

  • 입력 1998년 1월 9일 09시 36분


“바다의 쥐, 불가사리를 잡아 없애자.” 요즘 대청도 소청도 백령도 선재도 등의 양식어민들은 전복 새우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불가사리 때문에 울상이다. 쥐는 고양이 같은 천적(天敵)이 있지만 불가사리는 천적도 없다. 불가사리 한마리가 1년동안 먹어 치우는 바지락은 무려 5천여마리. 바지락 전복 피조개 굴 등 조개 종류는 물론 성게 새우까지 잡아 먹는 탐식성(貪食性) 해양동물이다. 최근 수산당국이 불가사리 퇴치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여름내내 수심 50m 정도의 깊은 바다에 서식하던 불가사리들이 요즘 얕은 바다로 몰려 들어 수심 20m 안팎의 패류양식장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 인천 수협 관계자는 “4∼7월에 불가사리 한마리가 한번에 낳는 알은 2백만∼3백만개”라며 “불가사리는 길게는 35년까지 살고 번식력도 강해 어민들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피해가 극심하자 수산당국은 매년 ‘불가사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불가사리 잡아없애기 운동을 펼치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어민들이 그물에 걸린 불가사리를 다시 바다에 던지지 않고 육지에 가져다 버리는 원시적인 방법이 고작이기 때문이다. 어민 김수성씨(47)는 “그물에 불가사리가 걸리면 그날은 재수없는 날로 치고 만다”며 “불가사리를 완전 퇴치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 개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박정규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