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낫싱 투 루즈」,흑-백인 우정그린 버디무비

  • 입력 1998년 1월 9일 08시 23분


새 코미디영화 ‘낫싱 투 루즈(Nothing To Lose)’의 제목은 ‘(이제) 잃을 건 아무 것도 없어’로 번역된다. 그러나 영화를 다 보고나면 ‘(결국) 잃은 건 하나도 없었잖아’가 맞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예쁜 아내의 불륜(?) 현장을 목격한 남편이 좌절하다 못해 ‘막가파’식 좌충우돌을 하게 되지만 결국 따사로운 해피엔딩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그 행복한 결말은 남편이 방황의 길목에서 사귀게 된 친구가 가져다준다. 오랜 실직생활 끝에 총알 살 돈도 없어 빈 총으로 강도행각에 나선 흑인 가장(家長) 티 폴(마틴 로렌스 분)이 처음엔 원수였다가 종국엔 친구가 되는 이다. 아내로부터 배신당한 뒤 무작정 차를 몰고 나가다 폴이 시커먼 총구를 들이대자 “오호, 너 잘 걸렸다. 같이 망가지자”며 무한고속 곡예운전을 하는 자는 백인 광고회사 중역 닉 빔(팀 로빈스분)이다. 이 영화는 남성들의 우정을 뼈대로 하는 ‘버디(Burdy·친구) 무비’. 그 중에서도 흑인 백인 짝을 맞춘 ‘흑백 버디무비’다. 두 사람은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식으로 자살질주와 권총협박으로 맞대결하다 결국 동병상련, 강도 동업자가 된다. 버디 무비의 고전 ‘내일을 향해 쏴라’의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처럼 되기로 한 것. 빔이 이를 갈면서 강도가 될 수밖에 없었던 ‘피맺힌’ 이유는 아내를 유혹한 당사자가 바로 자기 회사 사장이기 때문이었다. “그래, 보복이다. 금고도 털고, 골동품도 부수고. 어디 한번 당해봐라.” 그러나 이 ‘비장한 각오’는 또다른 흑백 버디 무비 ‘머니 트레인’에 나오는 우디 해럴슨, 웨슬리 스나입스 같은 ‘전문 프로 강도’가 뛰어들면서 엉망진창이 되고 마는데…. 10일 개봉. ‘에이스 벤추라2’의 감독 각본을 맡았던 스티브 오데커크가 감독했다. 〈권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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