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금호미술관 신임 큐레이터 신정아씨

  • 입력 1997년 12월 22일 20시 41분


『앞에 있던 남자가 날려가 유리창에 부딪치는 것을 보는 순간 정신을 잃었습니다. 피가 흐르는 것을 느꼈지만 온 몸을 누르는 콘크리트더미때문에 닦을 수도 없었습니다. 살았다는 것을 알았지만 공포로 인해 더 막막했습니다. 어둠속에서 들려오던 주변의 신음소리…. 살아난다면 선행을 하며 살기로 다짐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 신임 큐레이터에 선정된 신정아(申貞娥·26)씨. 그는 지난 95년 삼풍백화점 붕괴때 지하 1층에 갇혀 있다 8시간만에 구출된 사람. 고교졸업후 미국 캔자스주립대로 유학한 그는 여름방학을 맞아 임시귀국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갈비뼈가 부러지고 무릎에 상처를 입었다. 불안으로 악몽에 시달리기도 했다. 서양화와 경영학을 복수전공한 신씨는 건물잔해에 눌렸던 사람들이 불안과 굴레를 벗고 다시 태어나는 주제를 그린 「자유속에서」 등으로 올해 캔자스주립대 유니언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삼풍의 악몽은 극복됐습니다. 그러나 그 깨달음은 계속 느끼고 있습니다. 큐레이터가 돼 좋은 전시, 특히 가난한 화가들을 도울 수 있는 전시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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