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구본응/재생용지 달력만든 대기업 절약정신흐뭇

  • 입력 1997년 12월 21일 20시 43분


남편은 대기업인 H그룹 계열회사에 다니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남편은 회사에서 다음해 달력을 가져온다. 며칠 전 새해 달력을 들고 들어오는 남편의 표정이 유난히 밝았다. 기분좋은 일이 있는 듯했다. 회사에서 재생용지를 이용해 달력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그렇게 기분좋았다는 얘기였다. 색깔은 누런데다 지질도 다소 떨어지는 듯했지만 달력은 정말 멋이 있었다. 게다가 전통운치를 뽐내는 문양의 사진까지 담겨 어느해 달력보다 정성과 세심함이 배어 있었다. 참으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몇군데 은행에서 받아온 달력을 꺼내놓고 비교해보면서 자꾸만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형편이 어렵다면서도 서로 경쟁이나 하듯 질좋은 종이로 만든 호화판 달력들이니 말이다. 내년 일년은 재생용지로 만든 남편회사의 달력을 걸어놓고 항상 근검절약하는 마음을 가다듬어야겠다. 구본응(주부·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죽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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