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생필품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대구의 한 농민이 서민들의 가계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여름내 땀흘려 농사지은 배추 2만여포기를 주민들에게 공짜로 뽑아가게 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대구 동구 방천동 천삼룡(千三龍·42)씨는 16일 오후 대구공항 부근에 있는 자신의 1천8백여평의 밭에서 수확을 앞둔 배추 2만여포기(시가 2천4백만원)를 주민들이 그냥 뽑아가도록 해 달라고 동구청에 요청했다.
천씨는 『올해 4만여포기의 배추농사를 했는데 이중 절반을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서민들 몫으로 내놓아 어려움을 함께 나누기로 했다』고 말했다.
천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 7,8년전부터 방촌동 자신의 밭 6천여평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동구청은 천씨의 요청에 따라 추위로 배추가 얼기 전에 주민들이 필요한 양만큼만 뽑아가도록 할 계획이다.
〈대구〓정용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