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주부 서혜경씨의 절약 체험담-전문가 진단

  • 입력 1997년 12월 14일 19시 57분


《나라 경제가 위기에 빠지면서 서민가계도 흔들리고 있다. 고용불안과 임금삭감으로 당초 계획했던 살림 구상을 다시 짜야할 형편이다. 서혜경씨(31)는 평소 가계부쓰기를 생활의 일부분으로 여기면서 알뜰하게 살아온 주부다. 가계부 수기 공모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서씨가 체험한 지난 10년간의 절약생활과 재테크 체험담은 그냥 흘려보내기는 아깝다. 아쉬운 면도 있고 탁월한 선택도 있다. 한미은행 리테일팀 이건홍과장(02―3455―2357)이 서씨의 「10년 가계부생활」을 진단했다.》 ▼ 결혼생활 간추리기 ▼ 지난 87년 결혼한 서씨는 50만원을 절약하기 위해 신혼여행을 포기했다. 공무원인 남편의 당시 월수입은 상여금을 포함, 월 40만원으로 이중 절반을 뚝 잘라내 적금에 불입, 3년만에 8백50만원을 만들었다. 이 돈으로 전셋집을 마련하고 2년뒤에는 인천에 17평짜리 아파트를 3천4백만원에 매입했다. 손해를 보고 보험을 해약했는데도 돈이 모자라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산 것. 결혼 8년째 되던 해에 신도시 청약을 위해 청약부금에 가입, 2년간 불입했으나 청약기회는 오지 않았다. 결국 부금을 해지하고 아파트 매도대금과 은행 대출금 2천만원을 보태 기존 아파트(24평)를 매입했다. 그러나 관리비 등 생활비가 이전보다 2배이상 들어가자 새로 구입한 아파트를 전세놓고 서씨가족도 작은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갔다. 남는 전세금 3천만원을 월복리신탁에 가입, 지금까지 운용해오고 있다. ▼ 서씨의 재테크 목표 ▼ 이미 내집마련의 목표를 달성한 서씨의 다음 포부는 △은행 대출금 2천만원의 조기상환과 △소형 분식점 개업자금 마련. 개업자금으로는 5천만원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서씨 남편의 현재 수입은 월 1백30만원 정도로 생활비와 대출금이자 21만원을 갚기에도 빠듯해 적금조차 들지 못하고 있다. 다만 내년초 남편의 진급으로 월수입이 20만원가량 늘어나는게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 전문가 진단 ▼ ◇잘한 점〓①근검절약하는 자세가 몸에 배어있다. 지난 10년동안 가계부를 쓰면서 절약을 생활화했고 「선저축 후소비」를 실천했다. 서씨는 신혼여행을 포기한 대가로 손에 쥔 50만원이 후일 내집마련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한다. ②목돈마련을 위해 월수입의 절반을 저축했다. 당시로는 비교적 이자율이 높은 가계우대정기적금(연 13%)을 선택, 조기에 8백50만원의 목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기초재산이 없는 상황이라면 목돈을 얼마나 빨리 마련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③집값 상승의 기미가 보일때는 부동산 등 현물자산에 투자하는게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좋은 방법. 서씨가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것은 현명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④절세와 수익률을 고려한 상품선택이 돋보인다. 서씨는 3천만원을 남편과 자신의 명의로 각각 2계좌의 세금우대형 월복리신탁에 예치했다. 절세의 중요성을 알고 세금우대 한도(1천8백만원)만큼 가입한 것. 또 같은 금융상품이라고 하더라도 이자에 이자가 붙는 월복리상품이 훨씬 유리하다. ◇잘못한 점〓①서씨는 결혼 즉시 청약저축에 가입하지 않아 낭패를 본 케이스. 결혼 8년이 돼서야 청약부금에 가입했지만 그때는 이미 청약순위가 한참 밀려 결국 중도포기해야 했다. 새출발하는 신혼부부들은 이점에 유의해야할 것 같다. ②서씨는 월수입의 45%를 5년만기 저축성보험상품에 가입했다. 보험은 중도해지할 경우 이자는커녕 원금도 다 못받기 때문에 저축상품으로는 맞지않다. 서씨는 이런 점을 알면서도 단지 「만기까지 저축하겠다」는 의지로 일부러 보험을 선택한 것이다. 결국 서씨는 중도해지로 원금 60만원을 손해봤다. 보험은 원래 목적대로 보장성보험으로 활용하는게 좋다. ③투자기간에 따라 저축상품이 달라지는 것은 재테크의 기본. 특히 장기상품으로 가입할 때는 반드시 투자기간을 따져봐야한다. 현상황에서 투자기간을 알 수 없다면 일단 단기로 운용하는게 바람직하다. 서씨는 즉흥적으로 저축상품에 가입, 중도해지로 인한 막대한 손해를 봤다. ▼ 향후 재테크 전략 ▼ 한미은행 이과장은 『부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난 5월에 가입한 월복리신탁상품(5천만원)을 3년간 계속 유지할 것』을 권했다. 또 서씨 남편의 수입이 늘어나는 내년부터 매월 20만원을 비과세가계신탁(연 13.8%)에 가입한다. 이렇게 하면 서씨는 3년후 △월복리신탁으로 세후 4천5백10만원 △비과세신탁으로 8백90만원 등 총 5천4백만원의 목돈을 손에 쥐게 된다. 서씨는 대출금 2천만원을 당장 상환하고 싶겠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대출조건이 △금리 연 11% △20년간 원리금 균등분할상환으로 유리한데다 나중에 집을 팔때 대출을 끼고 파는게 더 낫기 때문이다. 따라서 5천만원은 부업자금으로 쓰고 나머지 4백만원만 상환하는게 좋을듯. 이과장은 또 『매달 생활비를 빼쓰는 저축예금은 단기 소액자금을 우대하는 수시입출식 시장금리연동 상품(MMDA)으로 전환하는게 좋다』며 『사소한 이익이나 손해에도 관심을 갖는게 재테크의 출발』이라고 조언했다. 〈이강운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