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황경숙/경제위기 극복, 가진자부터 절약해야

  • 입력 1997년 12월 2일 08시 12분


초등학교 5학년인 딸아이가 「경제살리기에 앞장서는 국민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스크랩을 한다기에 신문을 늘어놓고 함께 부산을 떨었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모백화점에서 1천만원이 넘는 모피코트가 바닥났다는 기사가 눈에 띄기에 딸아이가 볼세라 얼른 신문을 넘기는데 『엄마, 4천원짜리 수입연필도 잘 팔린대요』 한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어른들의 엄청난 과소비를 알아차린 딸아이 앞에서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신탁통치」의 수렁에 빠진 나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서민들이 국산품 애용 캠페인을 벌이고 해외교민들조차 달러 보내기 운동을 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한편에서는 달러 과소비를 부추기며 사치의 온상으로 치닫고 있으니….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칠 때 비로소 우리 경제는 회복될 수 있다. 돈벌이에 급급한 장사꾼들도 나라가 있고서야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터득해야 한다. 그리고 과소비에 혈안이 된 「부자님」들 역시 풍요 속의 빈곤을 절감해주었으면 한다. 나라 살리기는 결코 서민들만의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황경숙(경북 경주시 황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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