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요즘 각종 질병치료와 영양공급을 위해 「동양식 약초」(한약제)가 아스피린 만큼이나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다. 한해에 80억달러(약 8조9천억원)어치의 약초가 의약품 제조업체나 의사의 처방에 의해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수요가 매년 폭발적으로 늘고 있으나 이들 약초의 안전성과 효력은 과학적으로 규명되거나 정립되지 않은 채 그 사용이 대중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연방규제는 아직 초보단계에 있으며 따라서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많은 약초들에 대한 품목별 권고량이나 사용제한 같은 내용들은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94년에 제정된 관련 법규도 약초를 원료로 한 약품을 만드는 업체가 영양제에 한해서는 식품의약국(FDA)의 허가없이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 정도다. 단지 판매 30일 이내에 문제가 발생하면 FDA에 보고토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FDA는 이런 의무조항이 준수되고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 약초가 치료제인지 아니면 허가 없이 판매할 수 있는 영양제인지에 대한 구분도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같은 약초라도 투여량과 용도에 따라 치료제나 영양제로 각각 사용되는 등 기존 의약품처럼 한계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약초의 안전여부를 구분하는 것이 FDA의 책임이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제약회사까지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리·뉴욕〓이규민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