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박지은 초단 『14세 돌풍』…「여자 이창호」별명

  • 입력 1997년 11월 29일 20시 12분


새내기 신인, 그것도 여류가 이처럼 관심을 모은 적은 없었다. 이달초 당당히 프로에 입문한 박지은(14)초단. 벌써부터 「여자 이창호」라는 별명이 붙었다. 여성으로서가 아니라 당당히 「기사」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장난기 섞인 미소의 홍안, 영락없는 사춘기 소녀인 박초단은 그가 좋아한다는 유창혁(劉昌赫)9단을 닮아 무서운 공격 바둑을 추구하고 있다. 박초단은 프로9단도 겁낸다는 한국기원 연구생 출신. 그 중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1조(10명)에 속했던 홍일점이었다. 사내들 틈에서 1조를 유지했다면 박초단의 실력은 불문가지. 『아버지가 바둑 두시는 걸 보고 호기심이 생겼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바둑을 접한 뒤 아버지 박종웅(朴鍾雄·사업)씨가 적극 지원해 프로의 길에 들어섰다. 현재 부일중학교 2학년 휴학 상태. 95년12월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입문, 금년 8월 당당히 1조로 뛰어올랐다. 6월에는 4백31명의 여류 아마추어가 참가한 쌍용투자증권 바둑여왕전에서 우승했다. 박초단의 목표는 우선 세계여류바둑대회 우승. 이어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전제를 붙였지만 「남자들만의 무대」로 여겨지는 타이틀전에도 도전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다. 남녀의 실력차가 유독 심한 바둑계에서 박초단이 일으킬 파란이 주목된다. 〈최수묵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