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예멘의 남북통일」출간 유지호씨

  • 입력 1997년 11월 27일 20시 04분


남의 나라 통일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예멘대사를 지내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1년간 예멘과 독일의 통일문제를 연구한 유지호(柳志鎬·64)씨. 그가 「예멘의 남북통일」(서문당)이라는 책을 냈다. 『남북예멘은 90년 사우디아라비아의 반대를 무릅쓰고 통일정부를 선포했습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가 통일예멘에 원조를 중단하고 80만 예멘근로자를 자국에서 추방하는 보복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는 예멘의 사회적 혼란과 정치적 갈등을 격화시켜 94년 내전이 발생하는데 큰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유씨는 주변 강대국들간의 합의가 전제되지않은 분단국 정상간의 선언에만 기초한 통일이 위험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인 중국 미국 일본사이에 아직도 불신과 견제의식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통일문제를 정치적으로 쟁점화하는 것은 주변국의 불필요한 오해와 통일에 대한 국민적인 환상만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있습니다』 유씨는 남북통일을 위한 좋은 선례로 독일의 외교전략을 든다. 『서독정부는 동서독의 통일이 유럽통합의 일환이라는 홍보를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이로써 2차대전을 일으킨 전범국가 독일에 대한 주변국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정진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