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길을 찾아서」…지적 희론의 위험성 경고

  • 입력 1997년 11월 27일 07시 54분


성신여대 최민자교수가 정치학을 전공하는 학자로는 드물게, 자신의 구도(求道)과정을 그린 에세이와 자전적 기록을 모아 책으로 냈다. 「길을 찾아서」(까치 펴냄). 이 책은 「저녁 노을을 탐하다가 이내 저녁 노을이 되어버렸다」는 말에서 보듯, 언어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실재와 유리된 지적 희론(戱論)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대학시절, 암자와 수녀원을 오가며 진지(眞知)에 이르기 위한 수행에 몰두했던 저자. 깨달음으로의 여정에서 유난히 진기하고 특별한 체험이 많았던 그는, 중국 최고의 도인이며 지상선(地上仙)으로 불리는 왕진인(王眞人)을 찾아 나선 길에 지식의 실천적 관심에 눈을 뜨게 된다. 「종일토록 봄을 찾아 헤매었건만 봄은 보지 못하고/짚신이 닳도록 산 위의 구름만 밟고 다녔네./뜰 앞에 돌아와 웃음짓고 매화 향기 맡으니/봄은 매화 가지에 이미 무르익어 있었던 것을…」.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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