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의 하동입주 방침이 발표된 이후 환경오염을 우려한 남해군민들의 반발이 드센 가운데 경남도와 경찰이 강경대응으로 일관해 사태를 더욱 꼬이게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4일 오후 항의를 위해 찾아온 남해군민 3백여명을 도청 광장에서 최루탄으로 「제압」한 뒤 투망식으로 몰아냈다.
대부분 60세를 넘긴 노인들은 난생처음 맡아 보는 최루가스 냄새에 방향감각을 잃은 채 허둥댔고 일부는 잔디밭에 앉아 연방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았다.
이들은 간간히 『나갈테니 그러지 말라』며 최루탄 투척을 말렸으나 이곳 저곳에서 최루탄은 계속 터졌다.
한 노인은 『평화적으로 도지사를 만나려고 왔는데 이 무슨 날벼락이냐』며 머리에서 흐르는 피를 닦기도 했다.
경찰은 『주민들이 집회장소인 도청 건너편 잔디밭이 아니라 도청안으로 다짜고짜 밀고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진압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평생을 고기잡이와 농사로 살아온 이들에게 무차별 최루탄 투척은 과잉대응이라는 비난이 적지 않다.
경찰은 특히 항의주민 가운데 「적극가담자」로 분류한 13명을 연행했다가 12명은 풀어줬으나 남해군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인 김모씨(33)에 대해서는 집시법을 적용, 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미리부터 정문을 경계하면서 대표자들과의 면담을 주선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이날의 불미스런 사태는 경찰의 초동조치 미흡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창원〓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