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야구 천재」를 가리자.
내달 2일 벌어지는 한일프로야구 골든시리즈에서 맞붙을 이종범(해태)과 스즈키 이치로(오릭스 블루웨이브). 이종범이 한국의 「야구천재」라면 이치로는 일본의 「야구천재」다. 두 선수 모두 설명이 필요없는 대스타.
정확한 배팅에 파워를 겸비했고 빠른 발로 투수와 내야를 뒤흔드는가 하면 수비도 발군. 양국 야구의 「교과서」가 바로 이들이다.
올시즌 기록을 봐도 이들의 출중함을 알 수 있다. 이종범은 도루왕(64개)에 오른 것을 비롯, 홈런(30개)과 최다안타(1백57개)에서는 2위를 차지했고 장타율(0.581), 출루율(0.428), 타율(0.324)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
그는 올시즌 해태 우승의 주역. 한국시리즈 MVP라는 자리가 이를 말해준다.
이치로도 결코 이종범에 뒤지지 않는다. 그를 두고 미국의 인터넷 신문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하는 일본 최고의 야구 스타」로 꼽을 정도다.
이치로는 92년 드래프트 4위로 오릭스에 뽑힌 뒤 2년간 2군에서 실력을 가다듬었다. 94년에 부임한 오기 감독의 눈에 들어 1군으로 승격, 이후부터는 「물 만난 고기」처럼 펄펄 날았다.
그는 만년 하위에 맴돌던 팀을 95,96년 연속 퍼시픽리그 정상으로 끌어올렸고 지난해엔 대망의 일본시리즈까지 제패했다.
올해까지 4년 연속 퍼시픽리그 타격왕(0.345). 최다안타(1백85개)와 득점(94개)에서도 1위를 차지, 모두 3개 부문을 휩쓸었다.
이들은 95년 한일슈퍼게임에서 첫 대결을 벌였다. 당시 이종범은 타율 0.273에 도루 3개, 타점 1개, 이치로는 타율 0.385에 도루 2개 1타점을 기록했다. 이종범과 이치로는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선두타자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결은 두 선수의 대결뿐 아니라 한일 프로야구의 자존심 대결이기도 하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