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위성시대]日 부동산정보 서비스

  • 입력 1997년 10월 25일 07시 14분


일본 동경 교외 사이타마현(縣)의 이치카와 부동산. 12평 남짓한 「구멍가게」 규모지만 복덕방이 아니라 첨단 부동산 정보센터를 방불케 한다. 쇼윈도의 대형모니터와 실내의 상담용 컴퓨터 단말기만으로 모든 부동산 상담이 이뤄진다. 상담원들이 바쁘거나 자리에 없으면 손님이 직접 컴퓨터와 상담한다. 컴퓨터 단말기에서는 이치카와부동산의 부동산 매물 이외에도 위성통신을 통해 수신한 전국의 매물 정보가 날마다 새롭게 쏟아져 나온다. 매물을 확인하러 번거롭게 현장에 갈 필요가 없다. 매물의 각 방향 사진과 함께 인근 편의시설, 앞으로의 투자전망 등 모든 부동산 관련 정보가 위성통신으로 제공된다. 원하는 지역, 원하는 가격대의 부동산 물건을 검색한 뒤 매입 결정만 내리면 된다. 『주먹구구식이던 부동산 중개업이 첨단 정보산업으로 바뀐 것은 바로 위성통신 덕분이지요. 전국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위성통신 네트워크로 연결돼 매물 정보를 서로 교환하니 손님도 그전보다 부쩍 늘었어요』 이치카와부동산 이치카와 히로토시사장(63)의 자랑이다. 위성통신 도입 초기단계인 일본에서 부동산업계와 건설업계는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의 공유」를 실험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계의 「천하통일」을 꿈꾸는 주택건축 전문업체 미사와홈은 작년 10월 「위성 부동산정보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사와홈은 직영 부동산 영업소 8백여곳과 전국의 10만여 부동산 중개업소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부동산 매물정보를 모은 뒤 이들에게 다시 이를 위성통신으로 전해준다. 이를 위해 운영회사인 MRD사를 자회사로 설립하고 NEC 도시바 히타치 후지쓰 등 4개 컴퓨터메이커와 공동으로 「CS×4」라는 위성데이터통신시스템을 개발했다. 실시 1년만에 가입회원이 2천여곳이 되었고 앞으로 1년 이내에 1만여곳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제공되는 부동산매물 정보는 3만여건, 주변 편의시설 등 관련 정보까지 포함하면 총 82만여건이나 된다. 이 서비스는 우선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각자 갖고 있는 매물정보를 내놓으면서 시작된다. 매물의 특성을 알리는 사진 3장과 관련 정보를 우송하면 MRD사에서 이를 화상 및 문자정보로 입력해 일본의 인공위성 슈퍼버드B호를 통해 송신한다. 내놓은 부동산이 팔리거나 새로운 부동산이 매물로 나오는 등 수시로 바뀌는 정보는 매일 3회씩 반복해 송신한다. 전체 데이터는 매주 월요일 밤에 보낸다. 중개업소들은 입회시 안테나 등 기계 설치비 5만엔과 입회비 5만엔을 내고 매달 3만엔씩 회비를 내면 위성통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수신에 필요한 설비는 1백만엔 가량 들지만 MRD가 임대해주기 때문에 중개업소는 비용 부담이 거의 없고 영구적으로 애프터서비스를 받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중개업소와 MRD간의 모든 통신이 위성을 통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가와다 다다시 MRD이사는 『발신 설비 가격이 비싸 아직까지 쌍방향 통신은 어렵다』며 『중개업소가 본사에 보내는 신호는 지상회선을 이용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한다. 즉 중개업소는 위성통신으로 받은 정보를 하드디스크에 보관, 필요할 때 수시로 검색하고 매물이 팔리면 지상회선을 통해 본사의 호스트 컴퓨터에 곧바로 입력하는 「혼합형」 통신방식을 취하고 있다. 중소 토목건설업체들도 위성통신을 통한 네트워크 짜기가 활발하다. 건축 관련 전문기관인 닛켄학원의 자회사로 지난 91년 설립된 닛켄새털라이트는 중소 토목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건축 관련 위성통신 정보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6년만인 현재 회원이 3천5백여곳으로 늘었다. 연간 매출 1억∼2억엔대의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새 공법이나 새 건자재, 주택의 신모델 등 최신정보나 종업원 교육프로그램을 매주 월∼금요일 30분씩 3회 반복 방영한다. 닛켄새털라이트 시스템 매니저인 이토 에이조는 『위성통신 정보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중소업체간 네트워크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면서 『단순한 신기술 정보뿐만 아니라 건축자재 공동구매나 정보팜플렛 제작 대행 등의 판매촉진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닛켄새털라이트의 위성통신서비스는 입회비 30만엔, 월회비 3만∼5만엔 수준이며 위성통신 수신에 필요한 안테나 튜너 등의 설비는 회원이 부담해야 한다. 전국 곳곳에 건설현장을 두고 있는 대기업들도 각 현장과 본사와의 업무연락에 위성통신을 이용하기도 한다. 동경에 본사를 두고 있는 가지마건설은 현재 전국 11개 지점과 영업소 출장소 현장작업소 등 7백여곳에 위성수신기를 설치하고 주5회 하루 20분씩 사내 위성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경영방침은 물론 건축현장 현황을 소개하고 신기술 신공법을 자세히 안내해 전국 현장기술자와 본사 경영진과의 일체감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종합건설회사인 ㈜후지타나 시미즈건설 등은 자체 위성이동통신 차량을 확보, 전국 지사나 건설현장과의 TV회의, 신입사원 면접 등 쌍방향 통신도 실시하고 있다. 〈동경〓이영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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