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월드컵 구장 제대로 짓자

  • 입력 1997년 10월 11일 19시 59분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의 주경기장 부지가 서울 마포 상암지구로 확정됐다. 그동안 월드컵 주경기장 건설문제를 놓고 서울시 등 관계기관의 의견이 엇갈려 갈등양상까지 보임으로써 월드컵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는 국민에게 우려와 실망을 안겨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부지 선정에는 관계자들이 만장일치로 뜻을 모았다고 하니 이제부터는 모두가 제대로 된 주경기장을 건설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 상암지구에 들어설 주경기장은 2002년 월드컵 대회의 개회식과 준결승전이 열리는 기념비적인 시설이다. 대회기간에 전 세계 축구팬의 눈이 이곳에 집중될 뿐 아니라 대회가 끝난 다음에는 국내 축구발전의 구심점이자 월드컵 개최국으로서의 국가역량을 대외에 과시하는 장소로 길이 남게 된다. 따라서 새 구장(球場)은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한 첨단시설을 갖추면서 설계나 조형면에서도 아름다운 경기장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서울시나 정부 차원의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필수적이다.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는 TV중계권료만 무려 12억달러(1조1천억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스포츠이벤트이므로 우리로서도 그에 상응하는 투자를 해야만 기대만큼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특히 건설비용 분담을 놓고 서울시와 정부가 줄다리기를 벌이는 것보다는 조속히 문제를 마무리해 경기장 건설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많은 관람객이 찾는 경기장은 기본시설 이외에 교통 등 접근성도 용이해야 한다. 상암지구 부지는 도심과 가깝고 인근에 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기는 하나 그동안 도시개발 과정에서 소외되면서 외진 곳으로 전락해 시민이나 외국손님들이 찾아가기에 쉽지 않다. 이에 대한 세심한 보완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이제 월드컵 준비는 본궤도에 올랐다. 그러나 준비상황은 부진하기 짝이 없다. 공동개최국 일본은 지난해말 개최도시 선정을 끝내고 이미 두 개의 경기장을 완공했다. 아직 개최도시조차 정하지 못한 우리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이번 주경기장 부지확정을 계기로 지방 경기장 건설 등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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