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주군 오대-오천 마을 모기떼 극성

  • 입력 1997년 10월 10일 09시 02분


『추수철이지만 벼이삭마다 붙어있는 모기떼 때문에 들판에 나가기가 무섭습니다』 울산석유화학공단과 직선거리로 2백m, 온산공단과는 3백여m 떨어져 있는 울산 울주군 청량면 용암리 오대마을과 오천마을. 지난 6일 국회 환경노동위의 현장조사에서 낮에도 극성스럽게 달려드는 모기떼를 피하기 위해 얼굴에 방충망을 쓰고 가을걷이를 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고 국회의원들도 깜짝 놀란 전국에서 보기드문 「모기떼 마을」이다. 오대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김차룡(金次龍·75)씨는 『마을 주변에 공단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마을앞으로 흐르는 청량천에서 물고기를 잡기도 했지만 이제는 공장폐수와 생활오수 때문에 청량천이 모기 서식지로 변했다』며 『사시사철 모기떼와 공단에서 내뿜는 악취 때문에 도저히 사람이 살 곳이 못된다』고 혀를 내둘렀다. 공단인접지역이어서 공해의 직접 피해지역인 이 마을 1백20가구 주민들은 그러나 지난 85년부터 추진된 울산 온산공단 주변 환경오염 이주사업지구에 포함되지 않아 모기떼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울산시도 두 마을을 포함한 1차 환경오염 이주사업지구에서 제외된 8개마을 6백71가구 주민들을 내년부터 이주시키기 위해 총사업비 9백84억원중 국비 50%(4백92억원)지원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아직 반영되지 않고 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한기양(韓基陽)의장은 『오대 오천마을 앞으로 흐르는 청량천은 공장폐수 때문에 사계절 물이 따뜻한데다 모기를 잡아먹는 철새도 대기공해 때문에 날아오지 않아 모기가 창궐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이라도 국가가 나서서 울산지역 환경오염 피해지역 주민들을 집단이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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