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피펜없는 시카고 「뿔잘린 황소」

  • 입력 1997년 10월 9일 20시 49분


스코티 피펜(32)이 없는 시카고 불스는 어떻게 될까. 이는 결코 가상이 아니다. 실제상황이다. 그는 7일 왼쪽 발가락 수술을 받았는데 앞으로 2, 3개월이 지나야 출장이 가능하다는 것. 97∼98미국프로농구(NBA)가 11월1일 막오르는 점을 감안하면 시즌 개막후에도 최소한 1, 2개월은 벤치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92, 96년 올림픽 미국대표팀의 주축이었던 피펜은 NBA를 통틀어 최고의 올라운드플레이어. 지난 시즌에도 전경기에 출전, 경기당 평균 20.2점에 6.5리바운드, 5.7어시스트를 기록했었다. 20.2 득점은 마이클 조던에 이어 팀내 2위이며 5.7리바운드는 29개팀 포워드중 그랜트 힐(디트로이트 피스톤스)에 이어 2위. 그런데도 피펜은 그동안 팀내에서 기량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 작년시즌이 끝난 뒤에도 그는 트레이드 명단에 올랐다. 조던이 제리 크라우스 총감독에게 『피펜을 이적시키면 나도 은퇴하겠다』고 윽박지르는 바람에 이적협상이 중단되기는 했지만…. 시카고가 지난 7년 동안 다섯차례나 NBA정상에 오른 것은 조던과 피펜, 데니스 로드맨 등 포지션별 최고의 스타들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 그러나 그는 항상 조던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조던은 피펜의 가치를 알고 있다. 그가 틈날 때마다 피펜을 싸고도는 것도 이때문이다. 피펜이 없으면 시카고는 어떻게 될까. 정규리그 72승(95∼96시즌), 69승(96∼97시즌)을 거뒀던 힘은 반감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 이적한 스코트 버렐이 대신 주전자리를 맡겠지만 피펜의 공백을 메우기엔 어림도 없다. 그동안 구단으로부터 갖은 설움을 받았던 피펜. 그는 지금 속으로 고소해할지도 모른다. 『나 없이 어떻게 하나 보자』라며. 〈최화경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