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중도금이 부족해 평소 거래하고 있는 H은행 지점을 찾아가 대출상담을 했다. 직장도 안정됐고 신용카드도 있으니 5백만원 정도의 소액대출은 이틀이면 가능하다는 얘기였다.
필요한 서류를 갖춰 바로 다음날 은행을 찾았다. 서류를 검토하고 난 담당직원은 『정확히 이틀 뒤면 약정한 통장에 5백만원이 입금될테니 걱정말라』고 했다. 그러나 약속한 이틀후 확인한 통장에는 입금액이 한푼도 없었다. 다시 담당직원을 찾아 문의하니 『대출은 언제라도 가능하니 먼저 새 금융상품을 한두계좌만 가입해 달라』고 요구했다.
기가 막혀서 『당장 몇푼이 급한 사람에게 월5만원씩이나 하는 적금을 가입하라니 너무 심하지 않느냐. 우선은 대출이 급하다. 적금계획이 생기면 꼭 들르겠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담당직원은 끝내 적금을 가입하지 않으면 대출도 안된다고 못박는 것이었다. 결국 포기하고 옵션이 없는 외국계은행을 찾아 중도금 납부를 겨우 해결했다. 자격요건이 충분한데도 문턱에서 내쫓는 은행의 처사에 화날 뿐이다.
심정숙(부산 동구 수정3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