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올바로 복용해야 제대로 약효를 낸다. 잘못 먹었다간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빈 속에 약을 먹으면 위장을 버린다」는 등 잘못 알려진 의약 상식도 많다.
삼성서울병원 최경업 약제부장(02―3410―3360)의 도움말로 올바른 약 복용법을 소개한다.
▼물과 함께 복용할 것〓약에 따라 우유나 주스 등 물이 아닌 다른 음료로 먹으면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자몽 주스와 고혈압 치료제로 흔히 쓰이는 펠로디핀을 함께 복용하는 것. 주스 속의 바이오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펠로디핀의 효능을 높여 혈압을 지나치게 떨어뜨린다.
흔히 테라마이신으로 불리는 테트라사이클린계 항생제는 우유와 함께 먹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우유에 들어있는 칼슘이나 마그네슘 성분과 결합해 몸에 흡수되지 않는 불용성 침전물로 변해 버리기 때문. 또 콜라로 약을 먹으면 위의 산도를 높여 약에 따라 제대로 약효를 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복용시간을 지킬 것〓약봉투에 적힌 복용시간을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빈 속에 약을 먹으면 속을 버린다는 것은 잘못된 속설. 「식후 30분」은 위장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복용 시간을 기억하기 쉽게 하려는 뜻이다. 대부분의 약은 음식이 위에 있으면 오히려 흡수되는 속도가 늦어지거나 흡수율이 떨어진다.
약 효과를 높이려고 또는 복용 시간을 놓쳤다고 2회분을 한꺼번에 먹는 것은 금물. 오히려 간에 부담만 줄 뿐 효과가 두 배로 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식사를 못했더라도 정해진 시간을 지켜 약을 먹는 것이 좋다.
「식간」이라고 표시된 것은 「식사하는 도중」의 뜻이 아니라 「식사와 식사 사이」라는 뜻. 식사후 2시간 정도 지난 다음에 먹으면 된다.
▼의사나 약사와 상의할 것〓꽃가루나 화장품 등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경험이 있는 사람은 처방에 앞서 반드시 의사나 약사에게 얘기해야 한다. 다른 병을 앓고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 약에 따라 다른 병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또 임신 중이거나 모유를 먹일 경우도 미리 알려야 한다.
〈홍석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