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김정민/기간맞추려 수도관공사 파고덮고 반복

  • 입력 1997년 9월 22일 07시 44분


집 부근에서 계속되는 공사로 불편을 겪고 있는 시민이다. 시민편의를 위한 상수도관 교체작업이니 참아야 마땅하겠지만 의아스러운 부분이 많다. 추석연휴 전의 월요일에 복개공사를 끝내고 흙을 덮었는데 다음날이 되자 그 자리를 다시 파는게 아닌가. 꽤 여러날 동안 오전8시반경 단수가 되면 저녁때가 돼서야 물이 나오는 불편을 겪었다. 밤새 물을 받아놓을 처지가 못되는 터라 낮이면 화장실의 물조차 내리지 못하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는 사정이었다. 그러다 추석 전에 다시 덮기에 공사가 끝난줄 알았는데 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다시 파헤치기 시작했다. 까닭을 알아봤더니 더욱 황당했다. 공사업체와 구청간에 맺은 계약상의 기간과 금액을 정확히 맞춰야 하기 때문이란다. 계약내용보다 기간을 단축시키거나 예산을 남길 경우 다음 공사에서는 적정기간이나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짧은 기간과 낮은 금액을 책정해 계약해야 하므로 임의로 기간이나 예산을 줄일 수가 없다는 얘기다. 날림공사를 막기 위한 조치라면야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시민의 불편을 담보로 공사기간과 금액을 맞추기 위해 파헤치고 묻기를 거듭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은 그만두자. 김정민(서울 용산구 효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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