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더타임스]中 당대회 보수적 색깔 여전

  • 입력 1997년 9월 21일 20시 28분


▼ 더 타임스 ▼ 중국의 15차 공산당대회는 19일 7명의 새로운 정치국상무위원들이 웃음을 띠지 않은채 함께 박수를 치면서 미리 정해진 각자의 자리로 걸어가는 것으로 끝이났다. 이같은 의식은 마오쩌둥(毛澤東) 이래 지금까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지금도 정치국상무위원들의 선발과 순위매김은 그때와 마찬가지다. 중국의 불투명한 정치적 과정은 경제적 변모나 일부 문화적 자유의 회복, 개개인의 기회확대 등과 비교할 때 극히 대조를 보이고 있다. 마치 의도적인 것처럼 보이는 무뚝뚝한 어조는 중국공산당이 사회적 변화를 길들이고 통제를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를 찾는 바람에 정말로 내부의 긴박한 논쟁들은 가려지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더욱 권력이 공고해진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은 분산투자로 위험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권력서열 3위이던 차오스(喬石)를 축출하면서 장주석은 진보적인 세력에 맞서는 정치적 보수주의를 선언했다. 모든 당대회는 기대를 낳기 마련인데 장은 어떠한 정치적 개혁이나 톈안문(天安門)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견해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개혁경제의 최고수인 주롱지(朱鎔基)의 승진은 내년에 퇴진해야 하는 리펑(李鵬)총리를 잇도록 확고히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주의 어깨에는 세계시장으로 향하는 위험스럽고도 불가피한 행보라는 부담이 가해질 것이다. 중국은 여전히 경제적 필요와 이념적 보수사이에서 분열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새 지도부가 공산당대회 마지막날 왜 웃음을 보이지 않았는지를 이해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정리·런던〓이진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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