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화니백화점,무리한 확장에 부도

  • 입력 1997년 9월 21일 09시 45분


광주지역 대형 유통업체인 ㈜화니백화점이 부도라는 막다른 지경에 몰리게 된 것은 매출감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게 주원인이었다. 여기에다 국내 대기업의 잇단 부도로 자금사정이 악화된 은행들이 자금지원을 중단하면서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것. 화니는 지난 95년 신세계백화점과 송원백화점 등의 잇단 개점으로 매출액이 크게 감소하자 본점을 늘리고 주월점을 신축하는 등 사업확장에 나섰다. 화니는 95년 2월 남구 주월동에 1만6천여평 규모의 주월점을 신축하면서 부지매입비 공사비 등으로 무려 9백억원을 쏟아부었다. 또 본점이 위치한 충장로 4가에 지하철역이 생길 것으로 보고 인근 중앙교회와 대광라사건물 무등건설사옥 등을 매입하고 본점건물을 증축하는데 2백60여억원을 투자했다. 화니는 이같은 사업자금을 홍콩 등 외국금융기관에서 차용할 계획이었으나 올해초 한보사태 등으로 국가 및 은행신용도가 하락하면서 그 계획이 차질을 빚어 극심한 자금압박을 받게 됐다. 또 지난 3월 증권시장에서 2백억원, 사채발행 3백억원, 유상증자 2백억원 등 8백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방침이었으나 은행들이 오히려 자금회수에 나서면서 결국 부도를 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화니체인 화니음료㈜ ㈜스파유통 등 7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화니그룹의 총여신규모는 은행권 5백60억원, 제2금융권까지 합하면 1천1백20억원에 달하며 화니백화점의 부채규모는 금융여신 6백19억원, 임대보증금 사채 외상매입금 등 총8백91억원이다. 계열사 가운데 6개사가 백화점에 지급보증한 금액이 1백62억원에 달해 계열사들에까지 부도여파가 미칠 경우 아시아자동차 부도 등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이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측은 『처분가능한 재산을 모두 매각하는 등 자구노력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으나 광주지법에 낸 화의(和議)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영세거래업자와 임대업자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광주〓정승호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