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환생과 영혼의 불멸성」

  • 입력 1997년 9월 9일 07시 57분


[김기태 지음] 「영혼과 환생(還生), 그건 종교계에서 신자를 끌어 모으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서울대 수학과와 미국 네브래스카 대학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반도체 관련 전자회사를 경영해온 김기태씨(62)의 생각이었다. 뭐든 수식(數式)으로 증명되어야만 직성이 풀리던 자연과학도. 그런 김씨가 최근 「환생과 영혼의 불멸성」(도서출판 문원)이란 책을 펴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잃은 사람들, 혹은 죽음을 앞두고 있거나 예고된 사별에 가슴 아파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영혼이나 환생을 황당무계한 소리로 외면하는 보통 사람들을 그는 애써 설득하려하지 않는다. 자신도 그랬으니까. 다만 전설같은 이야기가 아닌 상당한 근거를 갖춘 자료를 모아서 펴냄으로써 임종을 앞둔 환자를 보살펴주는 「호스피스」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책을 낸 것도 그렇다. 미국 유학을 떠난 아들을 갑자기 잃고 비탄에 잠긴 같은 아파트에 살던 이웃을 위로하고 싶어서 였다. 환생에 대한 그의 믿음은 지난 80년 우연히 손에 잡힌 한 권의 책에서 싹텄다. 중학교 정도 학력을 가진 미국의 심령가 에드거 케시가 자기 최면 상태에서 환자의 이름과 주소만 듣고 전문적인 의학 용어를 써서 증상을 알아맞히고 치료방법까지 일러주는 방법으로 1만4천여명을 치료한 사례를 담은 내용. 어떻게 이런 일이…. 궁금증은 관련 서적 5백여권을 탐독하고 저자 가운데 한 명인 예일대 출신의 정신과 의사 브라이언 와이스 박사와의 두 차례 면담으로 까지 이어진다.그는 자연과학도답게 냉철함을 잃지 않으면서 일화를 소개하고 그에 대해 차근차근 분석을 해나간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해 1천5백여명이 숨지기 14년 전 미국의 작가 모건 로버트슨이 마치 사고 장면을 목격한 듯 그린 소설을 출판했다. 김씨는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작가가 상상력만으로 사고원인이나 경위, 배의 이름 등을 알아맞힐 확률은 3억6천만분의 1이하임을 계산해냈다. 소설가가 예지(豫知)의 능력을 갖지 않았다면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정신의학자 카를융의 초현실적인 꿈이야기, 암살당하기 며칠전 자신의 죽음을 꿈에서 목격한 미국의 링컨 대통령, 네살때 콘체르토를 작곡한 신동 모차르트등, 전설처럼 떠도는 이야기가 아닌 근거를 갖춘 자료가 눈길을 끈다.〈 조헌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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