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문제아 선도 경기 문산파출소 최종호소장

  • 입력 1997년 9월 2일 07시 39분


지난 5월초 본드를 마신 뒤 편싸움을 벌여 붙잡혔던 김모군(17)은 요즘 경기 파주경찰서 문산파출소 2층에 있는 「밝고 바른 푸른 청소년교실」에서 5개월째 한문 영어 등을 배우고 있다. 교사는 이 파출소 소장 최종호(崔鍾鎬·49)경위. 최소장이 김군에게 육군상사인 김군 아버지가 훈련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몰래 보여주고 일자리도 만들어준 뒤 말썽꾸러기였던 김군은 달라졌다. 청소년을 이해하고 동고동락하는 「최종호식 눈높이 선도」가 먹혀드는 대목이다. 이 곳에서는 노란 머리에 귀고리를 달고 바닥에 질질 끌리는 힙합바지를 입은 고교중퇴생 등 20여명이 검정고시 준비를 하고 있다. 최소장은 때로 이들과 함께 비디오를 본다. 본드와 담배가 우리 몸에 얼마나 나쁜지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국어 영어 한문 등은 최소장이 직접 가르치고 다른 과목은 비디오를 통해 배운다. 공부가 지겨워지면 함께 당구장이나 노래방에 가거나 농구시합을 하기도 한다. 문제아였던 이들은 이제 최소장을 「선생님」이라 부르며 따른다. 지난 73년 6월 경찰에 입문한 최소장은 대학에서 청소년심리학을 전공, 청소년 문제에 밝다. 그는 청소년을 이해하기 위해 본드를 직접 마셔봤다. 매주 지역 중고교를 찾아 특강을 할 때 형사 경험을 살려 조직폭력배의 말로에 대해 얘기해 주면 청소년들의 눈은 커진다. 특히 문산 일대 여관 만화방 노래방 비디오방 담배가게 호프집 등과 힘을 모아 「청소년 교실」을 운영하고 있어 선도 효과가 크다. 「문제아들의 따뜻한 대부」 최소장의 삐삐는 바쁘다. 『자동차정비 기술을 어디서 배워요』 『사귀는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데 어떻게 해요』 『폭력조직에서 나오고 싶은데 보복이 두려워 죽겠어요』 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들의 연락이 있을 때마다 그는 「112」신고를 받듯 뛰어나간다. 0348―52―0112 〈파주〓권이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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