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호수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음악회.
연주자 전원이 초중고생인 「일산 청소년오케스트라」가 어른스러운 솜씨로 애국가를 장엄하게 연주하자 청중은 숨을 죽였다.
이어 지휘자 金賢(김현·28)씨의 섬세한 손놀림에 맞춰 헨델 비발디 모차르트 등 고전음악 대가들의 명곡이 능란하게 연주되자 1천여명의 청중은 박수갈채와 환호로 답했다.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사이 사이 성악가들의 멋진 노래가 음악회의 빛을 더했다.
무더위 속에서 차분하게 연주를 감상한 고양시민들은 『음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들이 어쩌면 저런 솜씨를 보이느냐』며 대견해했다.
고양시의 유일한 클래식 전문연주단체인 이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고양시의 초중고생 41명으로 구성돼 있다. 대학에서 음악공부를 하던 김씨가 일산신도시에 사는 장인 金京煥(김경환·58·단장)씨의 도움으로 오케스트라를 조직했다. 문화적으로 척박한 일산신도시에서 청소년 연주단체를 한번 운영해보는 것도 뜻이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였다.
초중고생 오케스트라이지만 연주실력은 수준급이라는 것이 지휘자 김씨의 귀띔. 3년이상 연주경험이 있는 학생들만 오디션을 거쳐 선발하는데다 연습을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의 연습에 빠지는 단원은 거의 없다.
창단이후 지금까지 6차례 공연을 해 고양시에 문화의 향기를 전해온 이들은 올해말 수도권신도시 순회연주를 계획하고 있다. 또 다음달 28일 강원 춘천시에서 열리는 「제4회 대한민국 청소년 교향악축제」에도 참가, 기량을 겨뤄볼 생각이다. 단원들의 꿈은 제대로 된 공연장을 갖는 것. 허해인양(12·강선초등학교 5년)은 『지난 15일 뙤약볕에서 공연할 때 너무 힘들었다』며 『맘껏 연습하고 공연할 수 있는 비용과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양〓선대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