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주산지인 나주지역에 때아닌 「까치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수확기를 앞둔 요즘 까치들이 과수원에 10∼50마리씩 날아들어 당도가 높은 배만을 골라 쪼아대는 바람에 재배농가들이 확성기를 틀거나 폭음탄을 터뜨리는 등 배 지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재 까치피해를 본 배는 나주지역 전체 배 재배면적의 20∼30%인 5백∼7백50여㏊로 피해액만도 10억원을 웃돌고 있다. 이에 따라 까치를 몰아내기 위한 농민들의 묘안도 갖가지다.
배밭 곳곳에 설치한 확성기로 하루종일 요란스런 노래를 틀어대고 울림효과가 크다는 목탁소리, 천적인 매와 수리 등 맹금류의 소리를 혼합한 60만원대의 음향기계도 등장했다.
이 방법은 처음에 효과가 있었으나 까치들이 차츰 소리에 익숙해지면서 스피커에 곧잘 앉아있곤 해 농민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또 반사거울을 비춰 까치들을 놀라게 하는 방법도 써보고 있지만 이른 새벽이나 석양에 몰려드는 까치에는 별 효과가 없고 폭음탄이나 폭죽을 터뜨려도 그 순간만 달아났다가 다시 몰려들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편 나주시는 까치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재배농가들에 이달부터 10월까지 공기총으로 까치를 잡을 수 있도록 허가했다.
〈나주〓정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