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중순부터 한달간 백두산에서 트레커들과 함께 지내며 야생화가 피고 지는 모습을 직접 관찰한 백두산 비디오작가 최희주씨(45). 그가 기록한 서쪽능선의 야생화 꽃달력과 수림대를 살펴본다.》
[현지취재=조성하기자] 백두산 꽃중 으뜸은 만병초다. 에델바이스처럼 잔설속에서 고개를 내미는 강인한 꽃이다. 그 노란 작은 꽃이 피는 것은 6월초. 해발 1천9백m 내외의 수목한계선에서 첫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후 꽃은 계속 북상해 7월초까지 해발 2천6백m대의 청석봉 정상에도 핀다.
6월중순이 되면 한온캠프장이 있는 해발 1천4백m의 야생화군락지(일명 고산화원)는 꽃소식에 휩싸인다. 가장 먼저 북한에만 서식하는 박새가 군락을 이루며 꽃을 피우고 이어 붓꽃과 금매화 날개하늘나리가 차례로 핀다. 박새꽃이 질 때쯤 각시원추리와 큰원추리가 꽃망울을 터뜨려 7월초까지는 꽃대궐을 이룬다.
이때 떠나는 야생화 트레킹은 고도마다 서로 다른 꽃으로 덮인 백두산을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야영장보다 조금 높은 1천6백m 지점의 대평원에서는 구름국화(6월25일경)와 하늘매발톱이 무리지어 피고 해발 2천5백m의 고산관목지대에서는 담자리꽃 군락지를 볼 수 있다. 백운봉 정상에 오르면 털면 먼지가 일 것처럼 보이는 하얀 이끼류와 바위구절초가 있다.
수림대는 산문(해발 9백m)의 자작나무부터 시작해 고도가 높아지면서 활엽수와 활침엽수혼합림(해발900∼1,400m)을 이루며 그 이상에서는 다시 붉은소나무 등 알프스산맥에서 보았던 소나무 원시림이 펼쳐진다. 그러다 1천5백∼1천6백m대에서 야생화가 만발하는 거대한 평원이 나타나고 다시 1천7백∼1천8백m대에선 이깔나무 고산수림대가 이어진다. 고사목이 보이는 것도 이지점. 해발 1천9백∼2천m의 수목한계선 직전에 사스래나무 원시림이 보이고 그 이상부터 나무는 자라지 못해 키가 20∼30㎝에 불과한 작은 관목지대다.
▼ 여행 상품 ▼
추석연휴(9월14∼17일)때 백두산과 근방의 고구려유적지를 돌아보는 여행상품이 나왔다. 16일 추석날 아침에는 북한쪽을 향해 차례도 지낼 계획이어서 실향민이나 이산가족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전망.
마스타항공여행사의 트레킹캠프사업본부가 만든 이 여행상품은 5박6일(1백2만원)과 6박7일(1백12만원) 두 종류. 백두산 천지(북쪽능선), 연길 및 통화 집안의 고구려유적지 관광, 탕강자온천(안산지역)의 머드팩 온천욕 등이 포함돼 있다. 출발일은 9월13일. 연락처 02―775―2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