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뒤안길]이동관/『티샷』미운털

  • 입력 1997년 8월 8일 08시 56분


7일 오전 「8.5개각」의 후속조치로 단행된 차관급 인사에는 예상치 못한 인물이 경질돼 눈길을 끌었다. 바로 全啓烋(전계휴)보건복지부차관이었다. 이 때문인지 전차관의 경질은 이날 청와대내의 화제거리로 등장했다. 전차관의 경질 이유에 대한 민정수석실측의 공식설명은 『업무추진과 인화(人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한 관계자는 『전차관이 최근 차관회의 도중 축산물 위생검사 소관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이다 거친 언사와 함께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돌출행동」을 보여 高建(고건)총리에게까지 보고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 3월 기획관리실장에서 차관으로 승진한 전차관이 5개월만에 전격 경질된 것은 지난 5월말 「겁없이」 골프를 친 데 대한 「괘씸죄」가 적용된 때문이라는 것이 청와대내의 지배적인 해석이었다. 문제의 골프모임은 李海元(이해원)전보사부장관이 전차관에게 『차관취임을 축하할 겸 골프나 한번 하자』며 초청한 것. 이전장관과 전차관, 청와대의 C비서관, 복지부 일부 국장은 휴일(5월25일)에 두팀으로 나눠 골프를 했고 이같은 사실이 사정채널로 청와대에 보고됐다. 문제는 골프를 한 시점. 당시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가 구속되고 청와대 주도로 사정대책회의가 열리는 등 공직사회가 긴장하고 있던 때였다. 이 때문에 전차관에게 미운털이 박힐 수밖에 없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날 민정수석실측은 『골프가 경질의 주된 이유는 아니다』고 극구 해명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당시 즉각 경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인사 때까지 기다렸던 것』이라며 골프가 낙마의 「주된 이유」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이동관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