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항공사 무리한 운항막을 제도 세우라

  • 입력 1997년 8월 7일 19시 58분


대한항공기의 괌 추락참사를 계기로 민항의 무리한 운항(運航)관행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순식간에 수많은 목숨을 앗은 대한항공(KAL)기의 사고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정비불량이나 무리한 운항이 사고원인이었다고 속단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안전보다는 영리에 급급한 민항의 경영관행이 항상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었다는 지적들인 것이다. 실제로 대한항공기는 정비불량과 무리한 착륙시도 등으로 올들어서만 네번이나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운항사고를 냈다. 괌 참사 당일에도 서울을 향해 오사카를 떠난 에어버스기가 엔진고장으로 이륙 20분만에 오사카로 회항했다. 지난달 31일 부산 활주로이탈사고나 지난 5월 광주 비상착륙사고도 브레이크나 유압장치 등 기기고장이 원인이었다. 영업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기체를 충분히 쉬게 하며 완벽하게 정비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사고다. 이번 괌 사고기도 바로 전날 앵커리지를 다녀왔고 사고 당일엔 제주도를 왕복한 뒤 간단한 정비를 마치고 1시간반도 채 쉬지 못한 채 괌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항지시를 어기고 무리하게 착륙하다 추락한 87년 트리폴리 사고도 회항했을 때의 비용과 책임을 조종사가 두려워하게 만드는 실적위주 경영관행에서 비롯된 것이다. 항공산업에서 안전은 바로 생명이다. 때문에 미국은 방대한 조직의 항공안전 관리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화물운송규모에서 세계 2위, 승객수송실적에서도 세계 10위권의 항공사로 발돋움했다. 아시아나와의 경쟁체제와 인천국제공항 착공 등으로 우리는 항공산업의 도약을 지향하는 마당이다. 항공사는 물론 정부 또한 이제는 안전에 우선을 두는 경영전략과 관리기구 확대, 안전관련 제도개발 등에 눈을 돌려야 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