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에드먼튼초등학교는 왕복 2차로 도로 옆에 있다. 학교앞에 「학교지역」임을 알리는 노란색 표지판이 세워져 있지만 대부분의 차량들이 빠른 속도로 달리기가 일쑤여서 어린이들은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불안에 떨어야 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 문제를 풀어보려고 노력했지만 지금까지 해결된 것이 없어 학생회 5학년 대표인 에이미(10·여)는 학생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했다.
『등교시간에 학생들이 피켓팅 시위라도 합시다』
『아닙니다. 시위는 절차도 복잡하고 이 장면을 보는 사람도 얼마 안됩니다』
30분동안 다른 대표들이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냈지만 별 신통한 것이 없었다. 신문사에 투고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에이미의 제안에 다른 대표들도 찬성했다.
그래서 지역신문으로 명성이 있는 「웨스턴 리더」에 투고하기로 했다. 에이미는 대표로 편지를 써서 마이클(10)이 찍어준 사진과 함께 신문사에 보냈더니 비중있게 다뤄 주겠다는 답변이 와서 지금 모두 들떠 있다.
이 학교는 각반 대표들로 구성된 학생회에서 모든 문제를 처리한다. 각반 회의를 하고 여기서 나온 의견을 모아 전체 학생회에서 논의해 많은 문제를 해결한다.
학생회 지도교사 니스키 고든(47·여)은 『지난 4월 상급학생들이 저학년용 놀이터에서 모래를 뿌리고 방해한다는 안건을 회의에 부친 적이 있다』며 『두시간의 진지한 토론끝에 상급생들은 출입을 금하기로 결정, 대화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소개했다.
호주 시드니의 모스만 초등학교는 지난해 학교대항 토론대회를 거의 휩쓰는 바람에 「토론명문」으로 유명해졌다.
토론대회는 인근지역 6∼8개 학교가 참가하는데 모스만초등학교는 「시드니 하버브리지」 「모스만 베이」 등의 이름을 가진 4∼6개팀이 참가했고 5학년은 6개대회 중 5개에서 우승했다.
토론대회는 3,4명이 한조가 되고 주제와 함께 찬성 반대 어느쪽을 대변해야 하는지도 지정된다. 그러면 이에 맞는 자료와 논리를 준비해 두팀씩 겨루게 된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호주는 너무 고립돼 있다」 등 주제가 만만치않다. 특히 상대팀의 주장에 대해 반박논리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예상연습을 하느라 밤을 새우기도 한다는 것.
수석교사인 개리 브라운은 『토론은 민주사회의 기본』이라며 『자기의 주장이 옳더라도 흥분하지 않고 상대를 차근차근 이해시키는 대화술 등 민주적 자세를 가르치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대만 타이베이의 용안(龍安)초등학교는 학생회를 자치시(自治市), 회장을 자치시장이라 부른다.
자치시장인 王虹喬(왕홍교·11·여)는 선거공약중 △교실방음벽 및 커튼설치 △회화중심의 외국어교육 실시 △자연보호활동 확대 등 대부분은 지켰으나 운동장트랙을 아스콘으로 포장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교장선생님께 상의했더니 예산계획서 등을 보여주며 당장은 어렵다고 설명해주셨어요. 일언지하에 거절당할 줄 알았는데 저를 위해 자치회에 나와서 직접 설명까지 해주셨어요』
다른 자치위원들도 이해를 하게 됐고 학교게시판에 자치회장이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이유를 자세히 적은 해명서를 붙였다.
林惠眞(임혜진·여)교장은 『무조건 거절하기 보다 상대를 대화로 이해시키고 곤란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해명하고 이해시키는 절차와 자세도 어려서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클랜드·시드니·타이베이〓이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