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레이더]정부상대 변론맡은 英총리부인 셰리 부스

  • 입력 1997년 7월 11일 19시 59분


토니블레어 영국총리의 부인이자 변호사인 셰리 부스가 영국정부에 대항하는 소송의 변론을 맡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송의 발단은 동성연애자인 리사 그란트(29)라는 여인과 철도회사 사우스 웨스트 트레인스간의 싸움.

역의 교환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란트는 「애인」인 질 퍼시(37)가 자신과 동성(여성)이라는 이유로 회사의 모든 직원가족에게 부여되는 무료통행권을 받지 못하자 「성 차별」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처음에 고용문제 등을 다루는 산업심판소에 배당됐으나 「가족」에 대한 분명한 개념규정이 필요하다는 권고에 따라 유럽사법재판소로 넘겨졌다. 이 과정에 동성연애자들의 권익단체인 「스톤월」까지 가세, 소송은 동성연애자들과 영국정부간의 싸움으로 비화됐다.

그란트는 국제문제로 비화된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 거물 변호사인 부스를 선택했다. 그란트측은 부스가 산업심판소 단계에서 변론을 맡은 적이 있으며 성차별과 고용문제의 전문가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히고 있다.

부스는 지난9일 변론을 위해 룩셈부르크의 유럽사법재판소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녀는 15명의 재판관들 앞에서 『성적 기호때문에 모든 직원들이 대상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고 그란트를 변호했다. 이에 맞서 영국정부측의 패트릭 엘리아스 변호사는 『무료통행권은 「배우자」(통상 반대성을 의미)와 가족에게 주도록 돼 있기 때문에 성차별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소송이 끝나려면 수개월이 걸린다. 그러나 그란트가 승소할 경우 영국정부는 연금 고용 사회보장체계상의 「배우자」와 가족에 관한 각종 규정들을 수정해야 한다. 그것도 똑똑한 총리부인의 변론때문에.

〈런던〓이진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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